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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2025 대학원생노조 서울대분회 강수연 분회장, 김찬호 정책위원장 인터뷰

25-09-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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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9-05 11:18 조회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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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간단한 자기소개 및 대학원생노조 서울대분회에서 맡고 계신 직책과 역할도 소개 부탁드립니다어떻게 노조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대학원생노조 서울대분회장을 맡고 있는 강수연입니다전국대학원생 노동조합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이고대학별 분회지역별 지회가 있습니다. 2025년 3월에 서울대 분회가 설립되었고제가 초대분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제가 노동조합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인문대에서 과(한국사 전공조교를 시작하면서 근무를 하다보니 노조에 들어갈 수 있겠다 싶어 단순한 계기로 들어가게 되었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2년 동안 조교로 근무했고 지금은 조교는 아닙니다.
대학원생노조 지부에서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찬호입니다정책위원회는 필요한 정책들을 개발하고 자문하며기자회견 시 입장을 발표하거나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2년도 2학기에 대학원에 입학해서 특별한 고민 없이 가입했고그 이후에 정책위원회를 만드는데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해서 맡게 되었습니다전공은 동양사학입니다.
현재 분회원은 70여명이고 최근 가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계열 간 차이가 조금 있어서 인문사회계열이 좀 더 많긴 하나다양한 전공분들이 들어오고 있고 성비는 반반입니다외국인 학생은 아직 없습니다.
 
Q2.
대학원생노조 서울대분회는 대학원생노조가 공식 출범한 이래 첫 국립대학 분회인데요출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준비위 과정이 꽤 길었고, 준비 모임장을 했었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그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것 역시 어려웠습니다. 작년에 정치적인 일을 겪으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된 것 같습니다.
12월 계엄 사태 이후 조합원 수가 급증했습니다. 현실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것 같습니다.
 
Q3.
보도기사를 보면 설립 취지 몇 가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그중 대학원생의 동권과 인권 보장에 관하여 어떤 목소리를 내려고 하시나요?
노동권과 인권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최근에 타 대학에서 대학원생 사망 사건도 있었지요활동의 방향을 노동권에서 찾고자 합니다대학원생은 학생과 노동자라는 이중적인 신분을 가진 사람입니다실제로 노동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고대학원생 자신도 인지가 부족합니다경제적인 안정생계연구환경에 대한 보장은 대학원생이 노동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필요한 것입니다구체적인 해결 방법은 근로계약 체결과 단체협약입니다이것이 최소한의 보호장치라고 생각합니다그래야 노동권과 인권 보장이 가능합니다.
대학원생의 4대 직군으로 간사조교강사학생 연구원이 있는데 이들은 노동자와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노동자성을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않습니다연구노동 개념을 사용하여 학술생태계에서 지식 생산이라는 관점에서 노동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동권 인식 개선, 제도 보장, 근로계약 체결과 단체협약, 연구노동 개념의 적극적 사용 등이 필요합니다.
: 노동자성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 노동이라는 정의가 현대사회에 오면서 다양해지고 있고,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 다양한 노동 범주가 있고 대학원생 노동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4.
이른바 교수 갑질사례들은 교수와 대학원생 간 위계적 권력관계에서 발생한다고 하는데 갑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갑질이 어디서 발생할까 생각해 보면 이것이 이중신분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교수와 학생 간 관계를 고용, 피고용 관계로 치환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은데 그 이유는 배움을 주고받는 사제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연구실 운영은 사실 중소기업처럼 굴러가지만 명확하게 사측과 노측으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노동이 아니라 배움의 과정이고 학생이니까 당연히 해야 한다는 식의 정당화가 있고 대학원생 스스로도 감내하는 부분이 많아서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제관계가 많이 달라졌지만 연구와 상관없는 사적 업무를 시키는 것이 의외로 꽤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지도교수가 대학원생에게 공항 픽업을 보상 없이 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생긴 것만 봐도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집담회에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위치추적기를 대학원생에게 부착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알려지지 않는 것은 견디다가 나가거나, 죽음을 택하거나, 순응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 제가 인권센터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 사건은 이것이 신고 대상이 되는지 모르겠다는 경우가 많았고 신고한 게 드러날까봐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 그리고 인권센터에 얘기해서 뭐가 달라질까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실효적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노조 출범한 후에 제보가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교내 인권센터에서 처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대학원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지부에서 공식적으로 구글폼으로 제보를 받고 지부 내 성평등위원회에서 성폭력 관련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내부 규정에 따라 접수 이후 사실관계 확인 등을 하고 있습니다.
법률적으로 심각한 사안인 경우 민주노총 법률원이나 외부단체에 법률 자문을 받고 있습니다.

 

Q5.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가 지난 2024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원생 5명 중 1명은 자살을 생각하고 10명 중 9명은 번 아웃을 느끼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려고 생각 중이신지 궁금합니다.
: 얼마 전 전국 대학원생 실태조사에서도 거의 비슷한 수치가 나왔습니다. 87% 정도가 번 아웃을 느끼고 있고 25%가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고 나왔습니다. 4분의 1이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일입니다. 이런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자기 탓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도적 뒷받침이 되지 못해서 방치되고 있는 경우인 거죠. 절반 정도가 전문가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하는데 학교 보건소나 대생원 등의 적극적인 연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인문대학에 생생원이라는 상담센터가 있는데 포스터에 인문대학 학생만 가능하다고 적혀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배제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단대별로 상담센터가 운영되고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정신적으로 취약한 경우 이런 것 하나하나가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학내 의료체계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 무료 상담이거나 저렴하게 정신과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내 센터에 가보면 그분들도 번 아웃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또한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교내에서 상담을 받으면 다른 사람이 알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외부기관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번 아웃을 느끼는 큰 부분이 생계 불안정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가 다른 대학에 비해 굉장히 좋은 조건에서 학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번 아웃을 느낀다면 다른 대학은 더 심각하지 않을까요. 미국 대학 같은 경우는 전액 장학금, 생활보조금 등을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는데 우리는 어떤 교수 밑에서 일하는지에 따라 조건이 크게 달라집니다. 불안정성을 낮추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학기 단위로 장학금을 주는 것보다 2년 단위로 준다면 불안정성이 낮아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6.
그동안 두 번의 서울대 다양성 환경조사 결과 구성원 중 대학원생들의 소속감이 가장 낮았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 생각해 보니 학부생으로 생활하던 시절보다 대학원생으로 생활하니 소속감이 훨씬 낮은 것 같습니다. 이동 동선 자체가 달라서 지금은 집, 연구실, 강의실만 오가기 때문에 학교 전체 구성원이라기보다 연구실 구성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을 할 때도 학과 사람이나 인문대 사람 위주로 교류가 한정됩니다.
: 저도 여기서 학부를 다녔지만 제 경우에 왜 현재 소속감이 들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신분이 여러 가지라 그런 것 같습니다. 강사, 조교, 대학원생, TA, 간사 등을 한꺼번에 하다 보니 때로는 대학원생보다는 프리랜서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학원생으로서 소속감이 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7.
강수연 분회장님과 김찬호 정책위원장님이 생각하시는 다양성이란 무엇인가요? 그리고 서울대에서 어떤 부분이 달라지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이 질문을 들으니 내가 왜 대학원에 왔지라는 생각까지 이어집니다. 학술생태계에서 의미 있게 살아가는 사람은 배운 것을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만든 자들이 기록에 남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술생태계가 가장 다양해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을 위해서는 기존 생각했던 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이 필요하고, 그런 점에서 노동조합 활동도 다양성을 위한 행동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이란 개념이 피상적이기 쉬운 용어라 생각하는데, 서울대라는 공간은 다양하지 못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권층이 모여서 그 특권을 재생산해 내는 공간이어서 다양하지 않은 사람들만 남아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위계, 권력을 인지하는 것부터가 진정한 다양성을 만드는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토큰 식으로 어떤 것을 상징하는 사람을 세워놓고 다양성을 채웠다고 하는 경우가 아직도 있는데 그런 것에서 벗어나서 한 명 한 명이 주체가 되어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다양성이란 다양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연결되고 연대할 수 있는가, 어떻게 우리의 공통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
 
Q8.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형성 및 확산을 위한 활동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분회 내 성평등위원회에서 매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교육하는데,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체에서 이한 당시 대표님을 강사로 섭외해서 조직 내에서의 평등한 문화에 대한 교육을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했었습니다. 교육을 통해 조직문화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9.
최근 실시하신 실태조사 결과가 무척 궁금합니다. 그리고 학내 다른 기관이나 자치기구와 연대활동이나 앞으로의 협력 계획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 실태조사는 정책 제안을 위해서 전국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정신건강과 관련해서 심각한 결과가 나왔고, 신체 안전이나 인격권을 본인이 침해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20%가 그렇다고 답했고, 주변에서 직접 보거나 들은 경우는 80%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예를 들어 연구비나 인건비를 재분배하거나, 연구 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졸업시키지 않는 경우, 연구실에 CCTV를 달아 감시하는 경우 등이 있었습니다. 성적 지향, 국적, 민족 등 이유로 차별 경험은 15%가 있다고 답했는데, 성별이 남성이 아닌 자로 계산하면 20%가 넘습니다. 언어, 신체 폭력의 직접 경험은 20%가 있다고 대답했고, 성별이 남성이 아닌 자로 계산하면 30%가 넘었습니다.
: 서울대 분회에서도 서울대 자체 실태조사를 역점 사업으로 가져가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대학원생의 노동 환경, 노동 형태를 구체적으로 다룬 연구는 없었습니다. 단체협약이 정말 어려운 게, 어느 경우 노동자에 해당하는지 규명해 내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조교만 해도 자체직원, 법인직원, TA, RA 등 그것을 하나로 통합해 내기가 어렵고, 근로계약이나 복무협약을 쓰는 사람과 안 쓰는 사람들이 있어서 기초적인 실태조사가 되어야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 같아 2년 임기 동안 역점 사업으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실태조사를 위해 많은 기관과 협업하려고 합니다. 교수노조, 비정규교수노조, 공공운수노조, 대학노조 등 민주노총 가맹 노조들, 민교협(민주평등사회를위한교수연구자협의회), 연구자의 집, 연구자공제회, 다양성위원회 등이 있습니다. 현재 비서공(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에 가맹하고 있으며 최대한 다양한 단체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10.
전국 대학원생노조 분회 현황과 운영 방식 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분회는 고대, 성대, 동국대, 시립대, 이대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카이스트, 경남지회, 연대가 출범 준비 중에 있습니다.
최근에 활발한 설립 움직임이 있습니다. 수도권 중심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와서 지역 대학별 분회 설립이 어려운 경우 지역별 거점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부 중앙에서도 그런 생각을 많이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합에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총회 등이 운영되고 있고, 분회도 총회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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